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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서버 하나 때리려다, 인터넷을 멈춘 대학생들

미라이는 대학생 셋이 게임 서버를 공격하려고 만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소스코드를 인터넷에 풀어버린 그날부터 이야기가 달라졌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서버 문을 두드립니다.

2016년 여름, 미국의 한 대학생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목적은 소박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하나 멈추게 하고 싶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서버는 돈이 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서버는 광고와 후원으로 수익을 냅니다. 그러니 경쟁 서버가 잠깐 멈추면 그 사람들이 내 서버로 옵니다. 그걸 노렸습니다.

문제는 서버 하나를 멈추게 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컴퓨터가 동시에 접속을 퍼부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학생에게 그만한 컴퓨터가 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남의 것을 빌리기로 합니다. 정확히는, 주인 모르게 빌리기로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허술한 자물쇠

그가 눈독 들인 건 남의 노트북이 아니었습니다. 공유기, CCTV, 녹화기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기계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공장에서 나올 때 비밀번호가 다 똑같습니다. 아이디는 admin, 비밀번호도 admin. 설명서 어딘가에 적혀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그걸 한 번도 바꾸지 않습니다.

바꿀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닙니다. 바꿀 수 있다는 걸 모릅니다. 어떤 제품은 아예 바꾸는 기능조차 없습니다.

사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하는 일은 단순했습니다. 인터넷 주소를 무작위로 찍어보고, 문이 열려 있으면 미리 적어둔 아이디·비밀번호 목록을 차례로 넣어봅니다. root/root, admin/admin, root/123456, admin/password… 이런 것들입니다.

기술적으로 대단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문을 두드리고 “혹시 비밀번호가 admin인가요?” 하고 물어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게 통했습니다. 수십만 대가 열렸습니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미라이였습니다. 일본어로 미래라는 뜻입니다.

아이러니

여기서 이야기가 조금 이상해집니다.

사실 미라이를 만든 세 사람은 당시 디도스 방어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격을 막아주는 서비스를 팔면서, 동시에 공격 도구를 만들고 있었던 겁니다.

소방차를 몰면서 불을 지르는 셈입니다.

그리고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2016년 가을, 만든 사람 중 하나가 미라이의 소스코드를 인터넷 게시판에 통째로 올렸습니다.

수사를 피하려는 계산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프로그램이 수백 개 돌아다니면, 원본이 누구 것인지 가려내기 어려워지니까요.

계산은 절반쯤 맞았습니다. 그는 결국 붙잡혔습니다. 세 사람 모두 2017년 12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사실 소스가 공개되고 약 3주 뒤인 2016년 10월 21일, 딘(Dyn)이라는 회사가 공격을 받고 멈췄습니다. 이 회사는 인터넷 주소를 찾아주는 안내소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안내소가 멈추자 트위터,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같은 사이트에 사람들이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공격 규모는 초당 1.2테라비트로 추정됐습니다. 당시 기록된 것 중 가장 큰 축이었습니다.

이 공격은 그 세 사람이 한 게 아닙니다. 공개된 소스코드를 받아간 누군가가 한 것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한 번 풀린 코드는 회수할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들었습니다. 1988년 모리스 웜부터 오늘 아침 우리 서버까지, 23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갑니다.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끝난 이야기일까요.

사실 저희는 일부러 허술하게 만든 서버를 인터넷에 열어두고 누가 들어오는지 기록합니다. 최근 8일간 그 서버에 들어온 로그인 시도에서 가장 많이 쓰인 아이디·비밀번호는 admin / admin 이었습니다. 8일 내내 1위였고, 많은 날은 29곳에서 동시에 같은 조합을 넣었습니다.

사실 2위, 3위도 낯익습니다. root/12345, root/1234, root/root, root/password, root/123456. 10년 전 미라이가 들고 다니던 목록 그대로입니다.

사실 그리고 8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저희 서버에 들어온 프로그램들은 미라이 계열로 분류됐습니다.

추정 공격하는 쪽에서 보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10년 전 목록이 지금도 통하는데 굳이 새로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바뀌지 않은 건 공격이 아니라 우리 쪽입니다.

그래서 뭘 하면 되나

이 이야기의 결론은 허무할 만큼 간단합니다.

집에 있는 기계들의 비밀번호를 바꾸세요. 공유기, CCTV, 네트워크 저장장치(NAS),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것입니다. 설명서에 적힌 그 비밀번호가 바로 미라이의 목록에 있는 그것입니다.

바꾸는 김에 하나 더. 관리자 페이지가 바깥에서 보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공유기 설정에서 ’원격 관리’나 ‘외부 접속’ 같은 항목을 꺼두면 됩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이 기능이 필요 없습니다.

대학생 셋이 게임 서버 하나 때리려고 만든 프로그램이 아직도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의 공유기가 그 다음 대원이 되지 않으려면, admin을 지우는 것부터 하시면 됩니다.

미 법무부 발표와 언론 보도로 공개된 사실을 정리한 글이며, 수사 기록 원문을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딘(Dyn) 공격의 실행자는 밝혀진 바 없고 미라이를 만든 세 사람은 이 건으로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관측한 것은 소스 공개 이후 만들어진 미라이 계열이며, 누가 돌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